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호주스러운 것들

Carpediemseo 2018. 6. 17. 12:42

얼마전 일하다 말고 갑자기 스콘이 먹고 싶어졌는데 생각해보니 호주에서는 스콘을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회사에서 내 옆에 앉은 주니어에게 "호주에서 스콘을 별로 본 적이 없는거 같아. 나 딸기잼 바른 스콘 되게 좋아하는 데" 하니까, 

"Scones are very British." 

그러고 보니 영국스럽네. 얼마전 시즌 2까지 다 본 The Crown에서도 여왕이 스콘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말이지.

그래서 "너넨 그럼 뭐 먹냐? 나 미국에 있었을 때는 베이글 자주 사먹었는데 호주에서는 베이글 파는 데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In Australia? We eat... Banana bread?"

맞네! 그러고 보니 바나나브레드는 어느 카페를 가나 항상 있는 것 같다.

내가 찍은 사진이 없어서 구글에서 대충 검색해서 퍼온 사진. 바나나브레드는 굳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울월스나 콜스같은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하긴 나도 시드니에 살기 시작하면서 바나나브레드를 자주 먹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스콘이나 베이글이 생각날 있이 없었나보다. 이 바나나브레드 때문에ㅋ 


일년반 정도 살다보니 이렇게 조금씩 알게 모르게 현지인화가 되어가나 보다. 

싱가폴에서는 딤섬의 한 종류인 슈마이랑 Teh C Kosong 이라고 말레이식 홍차에 우유를 넣은 차를 아침으로 자주 먹었는데 말이다. 싱가폴에서는 홍차를 Teh 라고 하는데 여기에 연유를 넣거나 아예 안넣거나, 우유를 넣되 설탕을 넣지 않거나에 따라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 이 C와 Kosong을 이용해서. 영어로 Tea with milk but no sugar 라고 영어로 주문을 해도 이해를 못하는 점원들이 많아서 그냥 저 Teh C Kosong을 외워서 그렇게 항상 주문한 기억이 난다.

그것도 벌써 일년 반 전일이라니 시간 참 빠르네. 혹시 싱가폴에 가서 커피나 홍차 주문할 일이 있다면 여기를 참고하길... 

암튼 알게 모르게 호주스러운 것들을 요근래에 많이 접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나나브레드였고, 요즘에는 아침식사로 이 Weet Bix에 빠져있는 중.

몰랐는데 호주 국민 시리얼이라고 불린단다. 통밀 함량이 97%에 설탕함량도 매우 낮아서 다이어트에도 좋을 듯. 뭐 그러려고 먹는 건 아니지만. 

시리얼처럼 보통 우유에 말아먹는데 시리얼처럼 바삭한 식감은 아니다. 금방 우유를 흡수하기 때문에 눅눅해지는 느낌이고 달지도 않다. 쓰고 보니 맛없게 들리는 데 바나나를 같이 넣어 먹거나 꿀을 첨가해서 먹으면 꽤 맛있다. 난 눅눅한 식감도 괜찮은 것 같고. 그래서 요즘 회사에다 한박스 사다 놓고 아침마다 먹고 있는 중이다.  나름 건강 챙긴다고 여기다 치아시드도 넣어 먹는 중... 건강해 지겠지...? 

또 하나 호주스러운 걸로는 몇달 전에 처음 먹어본 Lamington. 

Tim Tam은 워낙 유명한 과자라서 왠만하면 다들 알텐데 이 래밍턴은 잘 모를 듯 하다. 유통기간이 짧아서 선물로 가져가기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래밍턴은 초콜릿과 코코넛가루가 코팅된 스폰지케이크인데 이것도 호주에서만 맛 볼수 있는 디저트다. 회사에서 어떤 이벤트할 때 내놓은 디저트였던 거 같은데 (워낙 회사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무슨 행사 때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처음에는 그냥 서양 디저트에 한 종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호주 오리지널 디저트네? 맛도 있고?  한국 집에 갈때 좀 사갈까 생각 중이다.   

회사의 70퍼센트 이상이 호주사람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호주 문화를 많이 접하고 있는 것 같다. 뭐 당연한 거겠지만. 

호주식 영어도 많이 접하고 있는데, 예를 드면 G'day mate 같은 호주 전형적인 영어표현도 자주 들을 수 있다. 특히 내 팀동료인 시니어 매니저 아침마다 진짜로 저렇게 인사한다. 그리고 Thank you의 호주슬랭인 Ta. 난 짧아서 잘 안 쓰는 줄 알았는데 그냥 말로도 하고 아주 짧은 이메일을 보낼때도 저렇게 쓴다. 물론 포멀한 상황이나 이메일일 경우에는 Thank you를 쓰지만. 

언제 시간내서 호주 슬랭 좀 공부해봐야겠다. 내가 직접 이 표현들을 쓸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Ta는 언젠가 한번 시도해보고 싶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