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연말정산, FIRE Movement

Carpediemseo 2020. 8. 8. 13:51

 

 

노력은 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한달에 한권 읽으면 많이 읽는 편인데... 요즘은 특히 유투브 때문에 정보 얻는 것은 책이나 블로그보다 유투브 동영상으로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양심상 책을 시간이 되는 한 많이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한,영,일 골고루. 이제 호주 생활도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가고 있고 (아직 비자 문제가 있지만) 내 재정 상태도 살필 겸, 파이낸스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중 많은 인상을 받았던 "파이어족이 온다"라는 책.

FIRE Movement 라고 몇 년 전에 들어 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되고 어떠한 개념인지 잘 몰랐다. 아마 내 기억으론 미국에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라이프 스타일로, Financial Independence and Retire Early 의 앞글자만 딴 라이프 스타일 운동이다. 

즉, 젊을때 바짝 모아서 일찍 은퇴를 하거나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보통 은퇴 나이를 60대 전후로 생각하는데 (요즘은 더 빨라졌지만), FIRE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보통 은퇴시기를 30-40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다고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또 다르게 각광받던 YOLO (You Only Live Once)의 라이프스타일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그렇게 젊은 시기에 은퇴를 하면 앞으로 남은 인생은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내 생각에 이 라이프스타일이 지향하는 건 은퇴를 빨리한다기 보다 경제적인 자유를 갖게 되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특히 요즘 같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일자리가 불안한 시기에는 이 라이프스타일이 확 와닿았다. 내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면 직장의 유무의 관계없이 불안해하지 않고, 내 일상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테니까. 

나야 운 좋게 이 경제 위기에 타격을 그리 받지 않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 당분간 짤릴 걱정은 없지만 (우리 회사는 지난 분기의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내가 정년까지 별탈 없이 회사를 계속 다닐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 정말 이 책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게다가 하필 난 이 책을 연말정산할 때 읽었다. 

호주의 Financial Year는 매년 7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고, 10월말까지 연말정산을 우리나라의 국세청같은 ATO에 Tax Filing을 해야한다. 작년에는 별로 신고할게 없어서 나 혼자 했었는데 이번에는 나에게 배당된 주식이 들어온 연도라서 세무사를 통해서 Tax Filing을 했다. 그래서 되돌려 받는 돈은 커녕, 뱉어내야 할 금액이 꽤 되서 (대충 예상은 했지만 호주는 정말 세금을 많이 뗀다ㅠ), 또 한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정신차리고 돈을 모아야 하는구나... 

책에서는 본인의 매년 지출비용의 25배를 모으면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점이라고 하던데 대충 계산해 보니 나는 그 중 한 10퍼센트 정도 모은 것 같다. 난 언제쯤 경제적인 자유를 얻게 될까...

뭐 돈이 다는 아니지만, 경제적인 자유를 얻음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면 돈이라는 것도 꽤 중요한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고 앞으로 돈의 개념과 부의 창출, 뭐 이런 내용의 책들을 좀 더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요즘 나의 일상은,

이케아에서 주문한 책상과 의자가 왔다. 방안에서 홈오피스를 따로 만들고 일을 하니 훨씬 나아졌다. 집중도 잘 되고. 진작에 살걸... (이건 내년 연말정산 때 까먹지 말고 클레임해야지.) 

허브를 키우기 시작했다. 웬만한 허브들은 생으로 씹어먹을 적도로 허브의 향과 맛을 좋아하는데 그냥 자주 사먹을 봐엔 제이미 올리버처럼집에서 키우면서 뜯어먹는 게 나을 것 같아 바질, 고수, 파슬리 등, 일단 기본적인 허브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은데 허브 키우는게 은근 어렵고 공부도 나름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요즘 내가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 

요즘 나의 소소한 즐거움인 허브 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