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팁

[해외취업] 내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와 이직 과정 (3) - 베를린 잡인터뷰

Carpediemseo 2019. 2. 17. 20:13

벌써 시간이 흘러 2월 중순이 되었다. 주말마다 한 것도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은근히 바빴다. 일은 아직 두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굉장히 즐겁게 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에 우리 팀 사람들을 위해 HR에서 진행한 트레이닝에 참가했는데 자신의 포지션과 하는 일에 자기평가하는 세션이 있었는데 난 다 만점을 매겼다ㅋ 지금은 너무나도 나의 일을 사랑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나의 회사에서 인터뷰를 보기 시작하고 정식으로 입사하기까지는 7개월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인터뷰를 봤던 다른 회사들과 왜 그 회사들과는 잘 안되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단 내가 제일 공을 들였던 베를린 부터. 

독일 베를린 

작년 4월달부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4군데와 인터뷰를 본 것 같다. (물론 이 4군데의 회사 뿐만 아니라 링크드인을 통해 많은 리쿠르터들한테 연락도 하고 베를린은 아니었지만 내가 관심이 있던 회사의 웹사이트에 직접 어플라이를 하기도 했다. ) 

먼저 베를린에 사는 친구가 이메일로 두명의 리쿠르터를 소개시켜줘서 이메일로 연락을 했다. 둘다 런던베이스인 리쿠르팅 회사의 리쿠르터들이었다. 보통 유럽 헤드쿼터가 런던에 있다보니 런던을 베이스로 유럽 전체 리쿠르팅을 하는 것 같았다. 싱가폴이 아시아 헤드쿼터인 것 처럼. (뭐 이것도 Brexit 때문에 바뀔것 같지만) 그 중 한명은 내가 유럽이 베이스가 아니라 그런지 별로 반응이 시큰둥했다. 다른 한명과는 전화 인터뷰를 잡고 왜 베를린으로 옮기고 싶어하는지랑 어떤 포지션을 원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내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포지션이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고 대답해 주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리쿠르터였다. 

보통 이렇게 리쿠르터들이랑 인터뷰를 하고, 잡서치하면서 직접 해당포지션에 어플라이를 하면 대충 이 마켓에서의 나의 가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베를린을 타켓으로 잡서치하고 인터뷰를 보면서 느낀 건, SEO로만 포지션을 찾기에는 유럽권 언어, 특히 독일어를 할 줄 알거나 아니면 완전 영어권 사람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어, 일본어으로 디지털 마케팅 포지션도 좀 있었지만 대부분 어카운트 매니저나 세일즈 쪽이 많았다. 거기에다 이런 디지털마케팅 관련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스타트업이었다. 그래서 유럽권을 타켓으로 하는 회사들 보다는 글로벌마켓이 타겟인 곳에서 International SEO 하거나 한국, 일본 상대로 하는 어카운트 매니저 (세일즈가 딱히 맞는 건 아니지만) 쪽으로 유리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쪽에서만 연락이 오기도 했고. 

1. 중견 스타트업 Mobile Ad Network Company

이 회사는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분이 자신의 리플레이스먼트를 찾는다고 해서 나에게도 어플라이 해보라고 소개시켜준 포지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중견 스타트업 회사로 한국마켓 관련 어카운트 매니저 포지션으로 일본마켓도 이제 막 확장한 듯 했다. 소개시켜 준 블로거님께는 죄송하지만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던 리쿠르터를 만나서 정말 별로였던 회사였다. 그 회사 HR에 소속된 리쿠르터였는데 첫 인터뷰 때도 뭔가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질 않나 내 링크드인 프로필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질문하고 (같은 회사에 2년 6개월 동안 있었고 한 포지션으로 6개월 정도 있었던 걸로 링크드인 프로필에 기재되어 있었는데 나한테 왜 이 회사에선 6개월 밖에 안 일했냐고;;) 나중에는 같이 인터뷰 보던 팀 사람이 민망했는지 나를 거들어주기까지 했다. 

거기다 팔로업도 제대로 없어서 내가 몇번이나 이메일을 보내야했다. 이 회사와는 베를린에 여행가기 전에 인터뷰를 봐서 2차 인터뷰가 있을 예정인지, 혹시 그렇다면 내가 그 시기에 베를린에 일주일동안 가니까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볼 수 있다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한 3주 동안 내 이메일에 답도 안하다가 시드니로 돌아오고 한 일주일 뒤에 혹시 아직도 이 포지션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왔다. 그 때 당시에는 결정된 것 이 없던 터라 아직도 관심이 있다고 하고 서울 사무소에 있는 세일즈헤드와 스카이프 인터뷰를 봤다. 근데 이 사람은 한국 오피스에서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고 나는 베를린이 베이스인 포지션인 줄 알고 지원했다고 해서 결국엔 나보고 리쿠르터와 확인해 보라고 했다. 알고보니 이 3주 사이에 이 포지션의 베이스를 서울오피스로 바꾼 듯 했다. 그런 건 전해주지도 않고 다짜고짜 나한테 최종인터뷰 보겠냐고 했던 그 리쿠르터. 그래서 인터뷰를 끝내고 바로 어땠냐고 이메일이 왔길래 베를린이 베이스인 줄 알고 지원했는데 그 부분을 컴펌 해줄 수 있냐고 답장을 보내니 한 일주일 뒤에 연락와서는 서울 사무소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뽑았다고. 하... 

정말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던 리쿠르터를 만나 막상 같이 일하게 될 팀사람들은 괜찮아 보였지만 붙어도 가고 싶지 않았던 회사였다. 안 붙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회사였다. 

이 회사의 플랫폼 자체는 디스플레이 쪽이라 괜찮았지만, 트렌드가 Programmatic으로 옮겨가는 추세에 큰 성장이 보이지 않는 Ad Network 쪽으로 가는 것도 그렇고 내가 직접 캠페인을 운영하거나 하는 게 아닌 세일즈 포지션이여서 배우는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 같긴 했다. 이건 이 다음에 본 인터뷰에서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2. 리브랜딩하여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Mobile Ad Network Company

앞에서 봤던 회사와 인터뷰를 보는 도중에 거의 똑같은 포지션으로, 근데 일본마켓을 더 겨냥한 포지션이여서 링크드인을 통해 지원한 Ad Network 스타트업 회사. 대충 회사에 대해 살펴보니 원래 있던 회사가 리브랜딩해서 회사를 연 것 같았다. 내가 앞에서 인터뷰를 봤던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로 옮겨온 듯 했다. 뭐 이건 업계마다 다를 수 있으나 광고업계가 사실 좁아서 흔한일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두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거의 똑같아서 더 그런 걸 수도... 

아무튼 여기는 앞 회사와는 반대로 리쿠르터가 너무 프렌들리하고 프로페셔널했지만 같이 일하게 될 사람 중 한명이 너무 공격적이고 불친절해서 여기도 그다지 마음이 안 갔던 회사이다. 난 개인적으로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 이렇게 공격적인 사람들한테서 거부감을 많이 느껴서 보통 그 다음 인터뷰로 가지 못하거나 아니면 내가 그냥 안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포지션 자체는 어카운트 매니저인데 이 회사는 일본시장에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터라 Business Development 쪽을 경력을 더 많이 보는 듯 했다. 질문들도 거의 세일즈에 관련한 질문들이었고. 여기서 내가 아무리 한국어, 일본어를 잘하고 광고 쪽 경력이 있다고 해도 이런 포지션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인터뷰를 통해서 많이 느꼈다. 단지 베를린에 가겠다고 성격에도 안 맞는 세일즈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게 아마 인터뷰에서도 보였는지 2차 인터뷰로 가지 못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회사의 성장성과 이 포지션으로 배우는 데에도 약간 한계를 느껴서 연락이 안 왔어도 크게 실망하지 않은 것 같다. 

3. 베를린에서 시작한 중견 스타트업 온라인 Food Delivery 서비스 회사

유럽에서는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고 한국의 몇몇 Food Delivery 앱도 인수를 해서 계속 확장 중인 스타트업 회사로 International SEO 포지션을 찾고 있었다. 똑같은 SEO를 해야 하는 것이 좀 걸렸지만 아무래도 내 SEO 경력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고 인터널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SEO를 하는 포지션이라 꽤 구미가 당겼던 포지션이었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링크드인에서 이 포지션을 보고 링크드인을 통해 지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사내 리쿠르터가 그 팀의 디렉터를 연결시켜 주어 인터뷰를 보았는데 아무래도 포지션이 포지션인지라 거의 일 관련 질문이 많았다. 특히 테크니컬 쪽으로. 2차 인터뷰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보통 SEO 매니저급 포지션이면 1차 인터뷰를 보고 2차로는 프레젠테이션 형태의 인터뷰가 보통이다.) 마침 그때 지금 회사에서 정식 오퍼를 받는 바람에 더 이상 진행 안하기로 했다. 지금 회사와 잘 안 되었다면 아마 이 회사로 굉장히 가고 싶었을 것이다. 

아래는 베를린에 있는 회사들과 인터뷰를 보면서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들이다. 

Why Berlin?

-> 이건 꼭 베를린 뿐만 아니라 나라를 옮기는 경우 왜 그 나라/도시로 오고 싶어하는지, 어느 회사나 물어보는 것 같다. 싱가폴, 호주도 이건 꼭 물어봤다. 내 생각에 이런 경우에는 Personal한 이유와 Professional 한 이유를 적절히 섞어 대답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는 비자문제로 호주가 안정적이지 않아 다른 나라로 옮기려고 생각 중인데 독일이 비자관련해서는 조금 더 유연한 면이 있고 향후 영주권을 받아 정착하려고 생각중이다. 게다가 베를린에 글로벌시장을 타켓으로 한 Tech Company이 많기 때문에 경력면에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아 독일 그것도 베를린 쪽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대답했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한다면? 

-> 아무래도 경력이 있는 상태에서 지원을 하는 거라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라는 질문도 꼭 받았다. 보통 전반적인 나의 업무를 설명하고 그 때부터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성과를 뚜렷하게 보인 프로젝트가 있었는지, 힘들었던 프로젝트는 없었는지, 그럼 어떤 식으로 대처했는 지 등등. 

왜 한 회사에서는 4개월밖에 없었는지? 

-> 이건 시드니에서 비자 문제가 꼬여서 부득이하게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야 했던 때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경력인지라 일단 내 CV에 넣긴 했는데 꼭 물어봤다. 그 회사가 싫어서 퇴사를 하거나 짤린게 아니라 정말 비자문제로 회사를 그만둬야 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면 보통 더 묻지 않고 다들 넘어갔지만 혹시 1년 미만의 경력이 CV상에 넣게 된다면 인터뷰때 대답할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어느 회사든 짧게 일한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왜 회사를 옮기고 싶은지? 

-> 인터뷰를 볼 당시 이전 회사에서 한 7-8개월 밖에 일하지 않은 상태여서 지원한 거라 이 부분도 질문한 회사들이 몇몇 있었는데, 앞서 말한 것 처럼 비자 문제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빠른 시일 내에 비자 문제를 해결해서 Long term 플랜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라를 옮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지금 포지션이랑 다른데 왜 지원했는지? 

-> 같은 플랫폼에 한 몇년 정도 있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서도 경력을 쌓아 전반적인 광고업계의 Eco system을 이해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봤던 베를린의 회사들과는 다 잘 안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인터뷰들을 통해 내가 원하는 포지션이 뭔지 더 명확해진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베를린의 광고업계와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생각보다 미련없이 베를린행을 포기했다. 여행을 통해 본 베를린은 그냥 너무 쿨한 도시였다. 힙하고 다양한 예술로 넘쳐나는 곳이었지만 그냥 나랑은 뭔가 맞지 않은 도시 같았다. 그래서 더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었던 듯. 

다음편에서는 시드니와 싱가폴 편..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