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팁

[해외취업] 해외취업 쉽게 하는 법

Carpediemseo 2018. 12. 26. 22:09


달링하버 야경

해외취업 뿐만 아니라 취업 자체를 하는 과정이 사람마다 다 다르긴 하지만 거의 십년 정도 해외에서 취업도 하고 이직도 하면서 어떤 경우에 해외취업이 더 잘 되는지 패턴이 나름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말하는 경우가 100% 해외취업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사례들이 많다는 것임)

그리고 가끔 내 블로그를 찾아와 질문을 주시거나 릴리언니의 연재 블로그를 통해 이메일로 해외취업에 관해 비슷한 질문해주시는 분이 많았는데 아마 이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를 포함 주변에 해외취업한 사람들을 보니 보통 이런 경로로 해외취업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제일 쉬운 순서대로 나열해봤다. 

  1. 해외에서 해외로 이직: 내 경우가 되는데 해외에서 취업하고 해외로 이직하는 경우. 일단 경력이 어느 정도 있고 해당 국가의 그 직종의 수요와 비자사정만 잘 파악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일단 영어권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폴, 유럽)은 거의 링크트인을 사용하고 레쥬메 작성, 인터뷰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에 오픈된 잡을 찾거나 인터뷰를 보는데 나라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비자사정만 나라별로 잘 파악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해외이직. 물론 가고자 하는 국가에서 그 직종의 수요가 많아야 하겠지만, 나의 경우는 싱가폴에서의 하던 일이 호주에서 더 많은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2. 해외지사로 파견: 한국에 있는 회사에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받아서 오는 경우. 원하는 국가와 타이밍만 맞으면 한국에서 해외취업하기 제일 쉬운 경로인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그 나라에 정착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은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듯하다.  
  3. 해외대학 졸업 후 취업: 나라마다 다르지만 미국이나 호주는 대학교나 2년제 대학원을 졸업하면 2년 정도 그 나라에서 취업할 수 있는 비자가 나온다. 이전 회사의 내 인턴도 대만에서 온 친구인데 호주 대학교를 다니면서 우리회사에서 졸업학기에 인턴생활을 하고 지금은 회사에서 오퍼를 받아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스폰서십을 내주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신졸의 경우 회사에서는 이런 경로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듯.
  4. 경력으로 해외취업: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그 경력으로 해외취업을 하는 경우. 이 경우는 무슨 경력인지가 중요하다. 개발자 같은 IT직종은 항상 수요가 많기 때문에 비자 나오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그 나라 언어만 써야하는 직종 (세일즈나 마케팅)은 굳이 한국인을 채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경력을 그렇게 쳐주지 않는다. 
  5. 한국대학 졸업 후 해외 취업: 이건 내 경우라 볼 수 있는데 나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바로 취업을 했다. 이 경우는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스폰서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 쉬운 경로는 아니지만 타이밍이 맞다면 노려볼만 함. 
  6. 해외로 무작정 나와서 취업: 해외취업을 하고 싶은 나라에 일단 와서 취업활동을 하는 경우. 내 지인의 경우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싱가폴에 일단 와서 마케팅직으로 취업활동을 했는데 한 6개월만에 직장을 잡고 지금은 경력을 잘 쌓아가며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있다. 아무래도 현지에 있으면 인터뷰도 직접 보러갈 수도 있고 회사에서도 데려오기 위해 Relocation 비용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는 선호하는 편이지만 취업되기 전까지는 본인의 시간과 돈을 상당히 필요하므로 돈과 시간이 많은 이들에게만 추천...

나에게 문의를 많이 주는 케이스가 보통 4,5가 많은데, 4의 경우에는 영어만 어느 정도 되고 (솔직히 그 직종의 수요가 많고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영어도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쉬운 예가 IT, 회계 업종) 그 경력이 수요가 많은 직종이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기때문에 다들 잘되는 것 같은데 문제는 5의 케이스. 신졸에다 경력도 없어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취업도 힘든데 해외취업은 더더욱 힘들겠지. 이 경우엔 영어를 잘해도 취업하기가 쉽진 않다. 왜냐면 경력이 없기 때문에 굳이 비자 스폰까지 해주면서 데려와서 가르치느니 이미 경력 있는 사람들 데려다 쓰거나 영어 잘하는 네이티브를 데려다가 가르치는게 회사 입장에서는 더 낫다. 그럼 5와 같은 경우는 해외취업이 안되나? 물론 그렇지 않다. 나도 해외취업을 5와 같은 루트로 시작했으니까. 여기서 잠깐 나의 Career Path를 살펴보면, 

- 일본 지방정부 국제교류원 in 일본

- 영국계 광고 에이전시 디지털 마케터 in 싱가폴

- 일본 & 유럽계 광고 에이전시 디지털 마케터 in 호주

- 미국계 광고 에이전시 디지털 마케터 in 호주

- 미국계 테크 컴퍼니 광고 오퍼레이션 in 호주

나의 첫 직장은 한국어와 일본어 경력을 살려 취업한 곳이다. 국제교류원이라는 타이틀로 일본 지방 정부에서 통번역 위주의 일을 했는데 경력이 거의 없는 신졸이었지만 한국어와 일본어 언어 능력이 되었기 때문에 취업이 가능했던 것. 

그리고 나를 광고업에 발을 들이게 한 싱가폴의 광고 에이전시도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살려서 입사했다. 이때는 일본에서 번역 업무를 했던게 경력으로 조금 인정되었다. 

그리고 호주에서 일한 광고 에이전시들은 싱가폴에서 디지털 마케터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들어간 곳. 여기서는 오로지 광고업계 경력과 영어만 봤다. 그리고 지금의 회사는 내 3개국어 언어 능력과 광고업계 경력을 몽땅 살려서 들어간 곳. 그야말로 궁극의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ㅋ

여기서 패턴이 보일지 모르겠지만 신졸이 해외취업을 하려면 중요한게 언어인 것 같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소리인가요?' 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영어는 신졸이든, 경력자이든 비즈니스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무조건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내 업계가 마케팅 쪽이다 보니 일단 마케팅 위주로 설명하겠다.) 

여기서 언어가 중요하다는 소리는 한국어 가능자를 뽑는 포지션이 유리하다는 것. 경력이 없는데 영어도 네이티브가 아닌 사람을 뽑으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가고자 하는 회사가 사업을 한국으로 확장해서 한국어 가능자를 뽑는다면 경력이 없는 신졸도 한국어가 경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비즈니스 하기에 그렇게 큰 마켓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오픈된 잡이 있는 것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예의주시하며 전략적으로 잡서치를 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마켓을 타켓으로 하는 인더스트리를 리서치하는 것도 중요한데, 예를 들어 요즘 Korean Beauty로 한국 브랜드 화장품이 인기인데 외국으로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잡 오프닝을 살펴본다던가 한국 브랜드를 수입하는 외국 회사의 오프닝 잡을 알아볼 수도 있다. 

그리고 특히 싱가폴은 아시아헤드쿼터가 몰려있는 곳이라 한국과 관련된 비즈니스도 많다. 나같은 경우에도 싱가폴에서 한국 마켓을 관리했기 때문에 나같은 한국어 가능자를 싱가폴에서 뽑았던 것. 

나아가 영어 이외에 제 2외국어를 할 줄 알면 기회가 더더욱 많아진다. 나같은 경우에도 일본어를 할 줄 알다보니 남들에 비해 기회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회사에서도 1석2조라고 한명 월급으로 두명 분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회사에 이익이기 때문에 (퀄러티야 어찌됐건....) 

한국어, 영어를 비롯해 유럽계 언어를 할 줄 알면 유럽 쪽으로 해외취업하기 쉽고 일본어나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싱가폴, 홍콩 쪽으로 취업하기 쉽다. 가끔 나처럼 호주쪽도 노려볼만 하고.

그런데 한국어 포지션 나올때까지 언제까지 기다리냐, 제2외국어 할 줄 모른다, 하는 신졸이라면 장기적으로 플랜을 짜서 한국에서 한 1-2년 정도 경력을 좀 쌓은 후에 해외취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솔직히 내가 봤을때 경력있는 사람이 백배천배 더 낫기 때문에 (물론 여기에는 영어를 할줄 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세일즈, 마케팅이라면 더더욱) 한국어 가능자를 찾더라도 한국회사에서 일해 본 사람을 더 선호하고 (왜냐면 한국시장에 대해 잘 알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일즈, 마케팅 경력도 있어서 가르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취업이 바로 되면 좋겠지만 모든 취업이 그렇듯 타이밍도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잡이 떡하니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전략적이고 공격적이되,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게 해외취업인 것 같다. 그 사이에 한국에서 경력도 만들어 놓으면 더더욱 좋고. 

나에게 문의를 주는 분들이 대학 졸업 후 바로 해외취업을 하려는 분들이 많아 끄적거려 본 글. 

나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을 믿는 편인데 원하는 미래를 향해 이리저리 삽질도 하고, 여기저기 리서치도 하다보면 정말 길이 보인다. 그리고 주변에 해외취업 준비하면서 고생하던 사람들도 보면 다들 각자 자기 살길 찾아서 이나라 저나라에서 원하는 삶들을 살고 있다. 

뜻을 잃지 않는 게 해외취업 뿐만 아니라 어떤일을 하든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하... 늦은 밤이라 그런지 무슨 현자같은 소리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