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팁

[해외취업] 내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와 이직 과정 (1) - 이직 결심

Carpediemseo 2019. 1. 20. 20:56

한창 여름인 시드니 CBD 의 모습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이전에 올린 '[시드니일상] 이직 결정, 나는 어디로?' 이라는 포스팅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첫 입사날부터 잔뜩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일한 이전 회사 때문에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내가 마케팅이라는 포지션이 안 맞는 건 아닌지, 호주라는 나라까지 싫게 만들었다. 그래도 입사하고 바로 퇴사하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6개월만 버텨보고 그래도 정이 안들면 이직하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6개월이 지난 뒤에도 매일매일 출근하기 싫어하는 나를 보며 이직을 결심했다. 

출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하겠지만 일본에서의 나의 첫 직장도 그렇고 싱가폴 회사도 그렇고 예전 회사들을 다닐 땐 출근하기 싫어 주말이 지나가는 게 싫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어떨 때는 배우고 일하는게 너무 좋아서 심지어 주말마다 출근하는 게 기다려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도무지 정도 안가고 주말마다 우울했던 것 같다. 출근하기 싫어서. 그 당시에는 내가 호주문화랑 잘 안 맞나 이렇게 생각했지만 웬걸, 지금 회사 동료들은 다들 친절하고 편하다. 그냥 이전 회사 사람들이랑 안 맞았던 것 같다. 

일단 내 이전 상사랑 제일 안 맞았고. 은근 마이크로매니징이랑 맨스플레인도 심했고 자기가 주도한 프로젝트 내가 넘겨받아서 할 때 왜 이런식으로 스콥을 짰냐며 나를 몰아 세우길래 그거 니가 그렇게 짠거 그대로 진행하는 건데 왜 그런 식으로 짰는지는 내가 묻고 싶다 이러니 은근 슬쩍 딴 이야기로 돌리면서 발뺌하던 놈. 나쁜 사람은 아닌데 내가 그동안 좋은 상사들만 만난 건지 별로 멘토의 느낌이 없던 아주 별로였던 상사였다. 

그리고 같은 팀은 아니지만 가끔 다른 팀 사람들이랑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항상 같은 어카운트를 맡아서 같이 일하게 된 영국 여자애. 나는 이 애가 말하는 걸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영국사람 특유의 돌려말하기에다가 마치 내가 일을 잘 못하는 것처럼 만드는 뭔가 주눅들게 만드는 정말 대화할 때마다 불편했던 애. 나는 처음에 내가 영어를 잘 못알아 듣는 줄 알았는데 웬걸, 지금 같이 일하는 영국 동료들 말은 잘만 알아듣겠다. 그냥 얘가 말을 유난히 어렵게 해서 사람 헷갈리게 한 듯. 다신 얼굴 볼일 없어서 참 후련하다. 나 왠만해선 회사에 적을 두진 않는 편인데 이 둘은 진짜 길가다가도 다시 만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뭐 이런 한 두사람들이 나의 이직을 부추기는 데 한 몫하긴 했지만 가장 나를 지치게 한건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회사 업무 스타일, 연봉 올려줄 생각이 없어보이는 회사, 비자의 불안정 상태 (일단 나는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는 비자이기 때문에)가 이직을 생각하게 했다.

막판에는 좋은 동료들도 생기고 내가 맡았던 어카운트의 클라이언트와 좋은 관계도 쌓고 했지만 뭐 그때는 이미 퇴사를 통보한 뒤였다. (마음을 비우니 잘 풀린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점보단 안 좋은 점이 더 많았던 회사라 아마 퇴사 결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이직을 확실히 결심한 건 입사하고 약 6개월 뒤었지만 (그때 작년 3월이었던 것 같다.) 1년 미만으로 다니면 아무래도 내 CV상 보기 안 좋을 것 같아서 1년은 채우고 퇴사해야 할 것 같아 노티스 기간과 재직기간을 계산하보니 7월달까지 이직할 회사를 찾고 퇴사를 통보하면 될 것 같았다.

회사도 그지같고 영주권도 못 받게 되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싱가폴보다 좋은 점이라곤 오로지 날씨밖에 없어보이는 시드니에서의 삶이 나를 더 지치기 만들어 이왕이면 호주를 뜨기로 결심하고 4월달부터 본격적으로 이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의 본격적인 이직 과정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