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팁

[해외취업] 내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와 이직 과정 (2) - 잡서치

Carpediemseo 2019. 1. 28. 16:25

베를린 여행 때 갔던 Brandenburg Gate

한여름인 호주는 계속해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 Australian Day를 기념해서 친구네서 하우스파티가 있었는데 Pernith에서 가까운 동네였는데 거기가니 기온이 41도까지 올라갔다. 시티 쪽은 바다 근처라 그렇게 심하게 올라가진 않지만 시티를 벗어나 서쪽으로 가면 45도 이상은 기본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빅토리아주랑 퀸즈랜드 주는 산불땜에 난리인 것 같고. 이게 다 지구온난화 때문인가...

본격적으로 이직을 준비한건 4월달이긴 하지만 (3개월 노티스에 맞춰서ㅋ) 실은 입사초부터 징징대면서 싱가폴에 있는 예전 직장 동료에게 연락도 자주 하고 2월 초부터는 잡오프닝이 많고 비자 받기 수월하다는 베를린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싱가폴만 생각하지 않고 베를린도 생각한 이유는, 싱가폴에서의 경험과 추억은 정말 좋았고 다시 돌아가도 살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내가 싱가폴을 떠난 이유가 있었으니 다시 그런 이유로 떠나려 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싱가폴을 떠난 이유는,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정말 여러나라에서 온 Expat과 일할 수 있는 국제적인 환경에 아무래도 아시아 헤드쿼터가 몰려있는 곳이다보니 호주보다 일자리의 기회도 훨씬 많았다. 아시아국가이다 보니 서양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도 Asian Friendly 하기도 하고. 이렇게 좋은 환경인데도 왜 떠났냐 하면,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Expat들이 일 때문에 싱가폴에 온거지 호주나 캐나다, 유럽같이 그곳에 정착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에는 몇년 정도 잠깐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도 별로 정착하고 싶은 느낌도 안들었다. 싱가폴을 떠난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싱가포리언 직장동료를 제외한 싱가폴에서 사귄 직장동료들이나 친구들 절반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거나 나처럼 다른 나라로 터전을 옮겼다. 나에게 싱가폴은 왜인지 호주와는 달리 정착해서 사는 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 곳이었다. 좋은 기억만 가득했던 곳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디지털노마드로 이나라 저나라에서 살다보니 얼른 이 생활을 청산하고 싶기도 했다. 내가 지금 이십때라면 한 2-3개 국가는 좀 더 돌아다녀 볼만 할텐데 30대가 되니 떠돌이 생활도 지쳐갔다. 그 덕분에 미니멀리스트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아무튼 그래서 다음에 다시 국가를 옮기게 된다면 쉽게 정착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조사하다보니 베를린이란 곳이 괜찮을 것 같았다. 추운 날씨와 도시의 분위기가 조금 걸리긴 했지만 (추운거 딱 질색에 자유로운 영혼들이 사는 그런 도시는 별로 나와 안 맞아서...), 영어로도 생활하기에도 문제 없고. 

주변에 성향이 맞는 독일 사람들만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몇번 사귀었던 독일 구남친들도 그렇고 그냥 독일인들이랑도 잘 맞아서 문화차이는 그리 많지 않을 듯 싶었다. 또 거기 1-2년 살다보면 질리게 될지 모르지만 난 느긋느긋한 스페인, 포르투갈 이런 남유럽 사람들보다 다소 재미없어도 시간 잘 지키고 계획 잘 세우는 북유럽 쪽 사람들 성향이 잘 맞는 것 같았다. 미국에 살때도 West Coast보다 East Coast 쪽이 더 잘 맞았기에. 

암튼 그렇게 베를린 쪽을 슬슬 알아보기 시작했다. 해외이직도 해외취업 처음 한 거처럼 비슷하다. 바로 블로그 검색 & 네트워크 컨택. 별거 없다. 모르면 일단 검색해 보면 된다. 요즘에는 나처럼 해외취업을 해서 해외에서 살면서 해외일상을 올리거나 해외취업 팁을 공유하는 블로거들도 많아서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으면 정보 찾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다. 그리고 워낙 친구들이 여기저기 살아서 각 나라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오랜만에 연락해봤다. 일단 나라별로 리서치를 조금 다르게 진행했는데,  

싱가폴

싱가폴 같은 경우에는 링크드인에서 바로 오픈된 잡을 찾기 보다는 싱가폴에 이미 같은 업계에 일하는 이전 직장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친구들에게 일자리를 물어봤다. 이왕 다시 가는 거면 새로운 곳에 가기보다는 맘이 잘 맞았던 예전 직장동료들이랑 일하고 싶었다. 내가 연락을 했을 때가 4월에서 5월쯤이었던 것 같은데, 내 예전 보스는 지금 당장 오픈된 포지션은 없지만 아마 몇개월 뒤에는 너를 위한 포지션이 나올 것같다고 계속 연락하자고 했고, 나랑 가장 친했던 예전 직장동료 역시 지금 당장 포지션은 없지만 자기네 보스에게 말해두겠다고 했다. 그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일하면서 가장 잘 맞았던 친구라 나는 계속 시드니 오라고 노래를 부르고 그녀는 싱가폴로 다시 돌아오라고 노래를 부르던 터였다. 싱가폴은 그렇게 플랜B로 나의 네트워크 안에 있는 지인들에게만 천천히 연락하기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

베를린의 경우, 일단 싱가폴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가 내가 호주로 오기 6개월 전에 그녀는 독일로 떠나 지금은 베를린에 정착해서 살고 있었다. 일단 그녀에게 연락을 해 업계동향,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물어보고 그녀가 유럽베이스의 리쿠르터들을 몇몇 소개시켜주었다. 거기다 베를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베를린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블로거를 검색하다 알게되어 2월말 쯤에 가볍게 업계동향이나 생활은 어떤지 물어봤었는데 공교롭게 4월 초에 본인의 포지션에 사람을 찾는다고 다시 연락이 와 조금 쉽게 인터뷰를 바로 볼 수 있었다. (베를린 인터뷰에 관해서는 다음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베를린 뿐만 아니라 다른 독일 지역도 알아봤는데 디지털마케팅 쪽은 베를린에서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아서 괜찮은 포지션은 많이 찾지 못했다. 내 성향 상 베를린 보다는 뮌헨 쪽이 더 맞을 것 같았는데 거긴 뭐 독일어 못하면 잡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워 보여서 일찌감치 포기. 

독일 뮌헨 쪽은 여행으로 가본 적이 있지만 베를린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5월에 베를린 사는 친구도 볼겸 열흘 정도 여행을 일정을 잡았다. 싱가폴 잡을 구할 때도 이런식으로 일주일 여행을 가서 현지에서 인터뷰도 보고 로컬 분위기도 느끼면서 내가 살만한 곳일지 확인하고 왔다. 만약에 잡을 구해서 옮겼는 데 생각보다 나랑 안 맞으면 낭패이니까. 경비도 들고 시간도 들어 어느 정도 투자를 해야 하는 부분인데 여기저기 많이 살아서 적응력이 좋을 것 같지만 은근 조심성이 많아서 과감하게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에 직장을 구해서 가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베를린 여행은 베를린으로 취업을 생각하면서 이미 정해진 일정이었다. 

호주 시드니

호주의 경우는 베를린이 잘 안되고 싱가폴도 별로일 경우 가장 마지막 플랜으로, 시드니에서 잡을 구한다면 (일단 지역이동은 당장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시드니쪽으로만 봤다.) 지금처럼 에이전시보다는 클라이언트 쪽으로 옮기고 싶었다. SEO만 4년 정도 하다보니 다른 플랫폼도 배우고 싶었는데 내가 워낙 매니저급이다보니 주니어들처럼 다른 플랫폼을 배우는 환경이 잘 마련되지 않아서 이왕이면 SEM & SEO 다 케어하거나 디지털마케팅 매니저로 대부분 플랫폼을 관리해야하는 인하우스로 옮기고 싶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플랫폼을 배우게 될테니까. 아니면 한국어, 일본어 쓰는 광고에이전시나. (근데 그런 포지션은 호주에는 거의 없어서 사실 기대는 별로 안했다.) 에이전시의 삶도 지치기도 해서 만약에 똑같은 포지션으로 다른 에이전시에서 일하면 별로 달라질게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드니 내에서 이직을 하는 것면 에이전시는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SEO 경력에 많이 치중되어 있다보니 대부분 들어오는 포지션은 에이전시의 SEO매니저급이 많았다. 일단 호주는 내가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워낙 내 포지션이 사람구하기가 힘들어서 거의 매일 리쿠르터들한테 인터뷰제의 메세지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맘에 드는 포지션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에 세 포지션이 들어와서 이 중 두 곳과 인터뷰를 봤다. (이것도 다음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다음으로는 링크드인 네트워킹. 블로거들과 나의 지인들과 그렇게 네트워킹 하면서 틈틈이 링크드인에서 베를린 베이스이거나 런던베이스 (유럽 헤드쿼터 오피스들이 런던에 베이스로 있다보니)의 리쿠르터들, 베를린에 관심 있는 회사들의 리쿠르터들과도 일촌을 맺고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근데 내가 베를린에 안 있고 시드니에 있다보니 반응이 뜨근미지근 했다. 게나가 타겟 마켓이 유럽이다보니 나같이 아시아 타켓 마켓에 있는 후보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긴 할 것 같았다. 내가 완전 영어권 사람이었으면 좀 달랐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링크드인 잡서치, 리쿠르터 컨택을 통해 한 두군데와 인터뷰를 본 것 같다. (이것도 다음편에서)

내가 광고업계에 어느 정도 경력이 있어서 그리고 이렇게 이직에 성공해서 보기에는 한번에 바로 이직에 성공한 것 같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해외취업을 처음할 때도 그렇고 나라를 옮겨가며 이직할 때도 그렇고 한번에 쉽게 되진 않았다. 잡서치부터 오퍼를 받기까지 한 6개월정도를 예상하고 장기적으로 진행했다. 이직이란게 아무리 여기저기 일자리가 많다 해도 내가 마음에 드는 회사, 회사가 마음에 들어하는 후보자 이렇게 케미스트리가 딱 맞는 회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걸 이직을 하면서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번에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장기전이란 마음으로 준비하고 진행했다. 다음편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이번 이직도 내가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답할 때도 있었고 조급할 때도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잡서치를 해가면서 인터뷰를 보다보니 7월달 쯤에 대충 나에게 맞는 회사들로 좁혀졌고 결국 8월 중순 쯤에 내가 원하는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다. 

다음편에서는 어떤식으로 각 회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는지, 왜 오퍼를 받지 못했는 지 등 다루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