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팁

[해외취업] 싱가폴 vs. 호주 회사 분위기

Carpediemseo 2017. 11. 21. 20:42

이틀 뒤면 입사한지 한달이 되어간다.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 4주.

처음 1-2주는 새로운 회사에 긴장도 많이 하고 나에겐 조금 어려웠던 일까지 주어져서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그 건은 지나가고 조금 느슨해져서 할만하지만 2주차 때는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이주차였지...

역시 사개월을 쉬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니 감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파워포인트 템플릿 작정할 때 우리 에이전시 컬러 (보라색) 으로 포맷팅을 한다던가, 새련되게 슬라이드 만드는 건 자주 안하니까 아직은 잘 못하겠다 (아님 내가 감각이 없는건지도;;;) 엑셀이나 데이터 분석을 재미난데 말이지.

오늘 출근하다가 비교해 본 싱가폴과 호주의 직장 분위기. 광고회사에서 밖에 일을 안 해봐서 모든 회사의 분위기가 다 이렇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1. 출근시간이 빠르다.

호주로 이직하기 전에는 다들 일도 널널하게 하고 (싱가폴에서 일할 당시 호주팀이랑 일하는 친구들이 호주애들 일 너무 안한다고 불평을 자주 했기 때문에) Work&Life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들었는데 글쎄...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늦게까지 정말 열심히 일한다.

시드니 와서 무엇보다 놀란건 다들 출근 시간이 빠르다는 점. 보통 정규 근무시간은 9-5:30 아니면 8:30-5 뭐 이런식인데, 9시 출근이면 대부분이 9시 이전에 출근해 있는다. 싱가폴은 9시부터 시작이어도 다들 9시반 아님 10시쯤 출근해서 6시반 혹은 7시에 퇴근하는 게 보통이라 거기에 익숙했던 난 9시 5분에 출근을 해도 지각한 느낌.... 뭐 그렇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9시반에 출근하면 좀 민망할 분위기일 정도로 사람들이 다들 일찍 출근한다.


​2. 퇴근이 그래서 빠르다.

그럼 퇴근을 일찍하냐하면...보통은 일찍 퇴근한다. 4-5시부터 슬슬 퇴근을 시작해서 5-6시가 러시아워.
시드니와서 또 놀랐던 점은 보통 싱가폴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퇴근 시간인 7-8시에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데 호주의 경우에는 점심시간인 12-1시 혹은 5-6시가 제일 붐비보고 7시반이면 정말 한산해진다. 싱가폴은 7시반이면 피크인데...

그렇다고 매일 이렇게 일찍 끝나는 건 아니고 바쁠 땐 다들 야근도 한다. 하지만 바쁠 때만 야근을 하고 그래봤자 보통 8-9시 이전에는 퇴근하는 분위기. 8시 이후에 퇴근하면 택시비가 나온다는데 다음에 그 이후에 퇴근하면 비용처리 좀 해봐야겠네. 뭐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3. 도시락 문화

싱가폴은 호커센터도 있고 보통 외식을 많이 하는 문화라 점심을 싸오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외식비가 비싼 호주는 대부분 점심을 싸와서 사무실에서 먹는다. 근데 난 그냥 나가서 사먹는다....일본에서 도시락 몇번 싸 봤는데 준비하는데 시간도 엄청걸리고 나에겐 비효율적인 느낌이라 그냥 돈낭비를 더 하기로...결정 싱가폴에서도 시드니에서도 맘 비우고 점심은 그냥 밖에서 사먹는다.

그래도 시드니는 날씨가 좋은 날도 많고 회사 근처에 공원도 많아서 샌드위치 같은 것 하나 사들고 공원에서 먹기도 한다. 점심은 보통 8-10불 정도 하는 것 같다.

그 외에는 특별히 싱가폴과 호주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예전 회사에는 없었지만 지금 회사에는 있는 것들:

​​알코올 전용 냉장고
맥주나 와인, 애플사이다 같은 알코올 음료 전용 냉장고가 있어 금요일이면 보통 3-4시 쯤부터 다들 한 두병씩 마시면서 일한다. 아무래도 금요일이 주말의 시작이니 다들 널널한 분위기로 일하는 것이 보통. 그리고 공짜니깐ㅋ

​​아이스크림 냉동고
이번 회사에는 아이스크림 냉동고도 있어서 생각나면 하나씩 꺼내 먹는 중.

많은 광고회사, 특히 디지털 쪽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벤치마킹해서 보통 이런 직원복지가 많은 것 같다.

뭐 월급이나 더 주지...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하루의 1/3을 보내는 곳이니 만큼 회사 분위기도 중요하긴 하지라며 나를 달래본다...

그리고 가끔 회사 내에서 이벤트들도 진행하는데,
지지난주 금요일에 했던 이벤트는 나름 재미있던 것 같다.

일종의 게임인데 라스베가스의 한 카지노를 배경으로 28명의 캐릭터들이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28명은 모두 지원자들로 구성되며 각자 캐릭터의 배경과 스토리를 전달받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상황극을 하면 된다.

일하면서 다들 부지런도 하다. 그 바쁜 와중에 코스튬도 제대로 준비해서 재미있게들 노는 것 같다. 캐릭터들 중에 카지노 딜러도 있어서 구경꾼인 우리는 가짜돈으로 갬블도 할 수 있었다.



멜버른컵 때는 오전근무만 하고 요트타고 오페라 하우스랑 하버브릿지 돌면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다음날 아침 9시에 클라이언트 미팅이라 많이 못 마시건 함정...)



뭐 결론은 어느나라 못지 않게 호주사람들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한다. 나만해도 하루에 7.5시간을 일하지만 일이 굉장히 빠르게 돌아가고 다들 엄청 집중해서 일해서 나도 쉴틈 없이 초집중해서 일한다. 가끔 야근하기도 하고.

쓰다보니 대부분이 호주 회사를 위주로 쓴 것 같은데 워낙 일하는 업계가 같다보니 광고회사는 호주 싱가폴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일찍 출근하는 거 빼곤...

내일은 좀 일찍 출근해서 일찍 좀 퇴근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