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이사, 새집 꾸미기, 할로윈

Carpediemseo 2018. 11. 5. 19:29

미친듯이 바빴던 10월이었다. 

나를 미친듯이 바쁘게 했던건 바로 이사 때문. 그동안 렌트비가 비싼 도시 (보스턴, 싱가폴, 시드니)에서만 살아서 줄곧 쉐어하우스에서 하우스메이트들과 같이 살았는데 이제부터는 나혼자 살기로 결심하고 10월 중순에 이사를 했다, 조금 무리한 감이 없진 않지만 1년 정도는 좋은데서 살아볼래.

10월초는 이사갈집 알아보랴, 중순에는 이사가랴, 마지막주는 가구들이며 집안 채우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일본에서도 혼자살긴 했는데 그땐 내 전임자가 살던 집에 들어가는 거였고 내가 일하던 현청에서 다 도와줘서 내가 할일은 별로 없었다. 싱가폴도 내 이전 직장 동료들이랑 같이 살았는데 그들이 이미 이사한 후에 내가 나중에 들어간거라 그때도 내가 딱히 집 계약 관련해서 할일은 딱히 없었다. 

근데 이번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스스로 다 해야했는데 이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었다. 9월말부터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녔는데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도 이사날짜가 안 맞아서 계약을 하지 못하거나 시티 쪽 집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내가 이 돈 주면서 여기서 살아야 하는 상태 안 좋은 집들도 많아서 시티에서 사는 건 포기하고 (동네 자체도 그다지 정이 안가서 시티 쪽에서 살고 싶진 않았다. 회사가 가까워서 알아본거지) 결국 내가 그동안 계속 살고 싶었던 노스시드니 쪽으로 집을 구했다.

우리나라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집을 렌트하는 데 추천서가 필요할 정도로 호주의 인기 많은 집들은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나같이 렌트를 한 이력이 없는 사람들은 같이 살았던 하우스메이트를 추천인으로 지정할 수도 있는데 (보통은 이전에 렌트했던 부동산에서 추천서를 받아야한다. 이것도 부동산마다 다르다.) 그럼 렌트비를 규칙적으로 내고 있는지, 트러블은 없었는지 확인하고, 내 월급명세서, 회사 계약서, 통장잔고, 신분증 등을 첨부해서 렌트를 하고 싶다는 신청서를 부동산에 내야 한다. 그럼 신청서를 낸 사람들 중에 집주인과 부동산에게 선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걱정한 것과는 달리 별탈 없이 내가 원하는 집과 계약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대충해 주는 에이전시 때문에 폭발직전까지 갔다가 (다시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에이전시와 계약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좋게 좋게 마무리하고, 무사히 이사를 했다.  

지금은 조그만 소파도 사고 했는데 아직도 텅텅 빈 이 거실을 채워야 한다. 내가 인테리어에 영 감각이 없는걸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쉬운게 아니구나. 그렇게 이케아며 타켓, Kmart를 주말마다 왔다갔다 하면서 할로윈이라고 친구들이랑 코스프레도 하고 (바쁘다면서 놀건 다 노는 나)

​그리고 이제 마지막 한주를 남겨놓은 회사. 떠날때가 되니 친해진 동료들도 생기고 막상 떠나려니 아쉬운 우리 회사.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정이 좀 들었나보다. 이렇게 한달이 금새 지나가고 벌써 1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