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가족들의 방문, 그리고 출장 준비

Carpediemseo 2019. 9. 5. 21:42

8월말에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다녀가서 마음이 조금 풍요로웠던 달. (근데 왜 다 한꺼번에 몰려서 오는거지....)

휴가를 내는 시기가 안 맞아서 언니와 부모님은 일주일 차이로 따로 오게 되었지만 언니와는 2년 넘게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골드코스트도 가보고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매우 짧은 여행이었지만 시드니의 겨울에서 벗어나 골드코스트의 여름을 잠시나마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호텔에 묵지 않고 나의 스윗홈에 지내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부모님이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래 오랫동안 벼르던 소파도 새로 장만하기도 하고.

내가 가족들과 계속 떨어져 지내다 보니 더 애틋한 감정이 든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평소에는 모르던 모습들도 발견하고 더욱더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 같다. 이번 여행도 그런 여행이었다. 엄마 아빠와는 평소와는 다르게 더 진솔하게 대화를 했고 (다행히 결혼 이야기는 없었다...ㅋ) 언니와는 오랜만에 숨 넘어갈 듯이 웃으며 보냈고. 

나이를 먹어갈 수록, 점점 멀리 떨어져 지내다보니 가족과 헤어지는 시간은 너무 싫고, 외롭고, 먹먹하지만 '두달 뒤에 한국에 갈거니까'라며 가족들이 한국에 돌아간 뒤의 외로운 마음을 그렇게 달랬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드디어 기다리던 미국 본사로 출장을 간다. 사진으로만 보던 새로운 회사사옥을 직접 가게 되어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론 줄줄이 잡힌 미팅 때문에 부담감도 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가는 미국이라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내 인생 최고로 우울한 시기를 보냈던 미국 생활이었기 때문에 다시 거기서 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언젠가는 여행으로는 다시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본사 출장 뒤에 뉴욕으로 짧게나마 휴가를 잡았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 보는 미국은 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시드니는 이제 해가 점점 길어지고 저녁에도 포근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면 금방 여름이 되어있을 것 같다. 너무 설레발인가...그건? 

블루마운틴에서 엄마와 아빠

골드코스트 서퍼스파라다이스에서

서퍼스 파라다이스 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