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인턴십 시즌, 그리고 리더십이란?

Carpediemseo 2018. 9. 11. 21:05

출근길, CBD 에 있는 시드니스러운 건물들                                                                         

나와 같이 일하는 주니어가 2주간 여행을 가는 바람에 2주 동안 칼퇴는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인턴 한명이 같은 시기에 내 밑으로 들어와서 다행히 바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우리회사는 1년에 두 번 정도 인턴십을 진행하는데 인턴십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인턴십은 뭔가 경영학과 애들이나 하는 건 줄로만 알았다. 졸업시즌에 난 왜 인턴십같은 것도 안했을까하고 엄청나게 후회하긴 했지만;;) 그 시스템을 잘은 모르지만 호주에서는 대학교 3-4학년들이 주로 인턴십을 지원하고 운이 좋으면 인턴십 후 바로 채용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학교를 다니며 파트타임으로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 

특히 우리회사는 인턴십 후 채용하는 케이스가 많아서 우리팀 주니어 애들도 다들 21-22살 밖에 안되는 어린 친구들이다. 우리나라는 어학연수, 공시, 군대 등으로 대부분 26-27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데 얘네는 이렇게 어릴때부터 사회경험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좀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사무실이 새로운 얼굴들로 북적북적대고 있는 요즘. 

이번에 내 밑으로 들어온 친구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대만에서 경찰로 근무하다가 변화가 없는 공무원 체계에 회의감을 느껴서 시드니로 다시 대학을 진학,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전공도 적성에 맞고 계속 이쪽 업계로 나가고 싶다고 한다. 저번에 우리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이번에 붙었다고 하는데 무급인데도 불구하고 인턴십도 경쟁이 치열하구나... 

여태까지 4명의 인턴을 트레이닝 시켜봤는데 다행히 이 친구는 이전에도 SEO 인턴십 경력이 있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서 가르치기가 수월했다. (엑셀스킬은 좀 더 트레이닝 시켜야 할 것 같지만) 일도 잘 못하는 데 관심까지 없었으면 난 야근 당첨이었을텐데 휴.. 다행ㅋ 

인턴도 그렇지만 내 밑에 전속(?) 부하직원이 생기고 예전 시니어매니저가 디렉터가 되면서 요즘 부쩍 리더십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시니어매니저가 자리를 비우면 내가 대신하거나 디렉터랑 같이 팀 매니징 할일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시키는 일, 들어오는 일만 하다보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인데 내 부하직원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매니징 하는게 그렇게 쉽지않다는 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특히나 Clear Direction은 제시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다. 내가 주니어였을 때는 리더라면 누구나 확신을 가지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며 팀을 매니징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그런 자리를 가끔 대하다 보니, 그리고 새로운 디렉터가 리더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그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두려움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팀 멤버들에게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있던 것이었다. 그게 팀리더의 가장 큰 역할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대체로 좋은 보스를 만나왔던 것 같다. 뭐든 고민이 있으면 항상 보스에게 달려가 의견을 구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는 경력이 어느정도 쌓이면 팀 매니징과 스태핑하는 포지션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나는 과연 그 자리를 맞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혹은 그렇게 되고 싶은가? 하고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뭐 막상 닥치면 어떻게든 해내겠지만 현재로써는 팀리더라는 역할에 크게 욕심이 없는 것도 사실. 누가 부추기는 것도 아니니 지금은 내 분야에서 실력을 쌓으면서 천천히 올라가고 싶다. 

지난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맨리에 다녀왔다. 지난주에 비만 계속 오다가 날씨가 23도까지 올라가서 꽤 많은 사람들이 수영하거나 서핑하러 많이 나왔다. (23도는 나한테는 아직 수영하기 추운 날씨인데 외국애들은 안 춥나보다.) 

내일은 낮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다는데 금방 여름이구나! 신난다!

나의 Favorite 맨리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