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라이프

[시드니일상] 오랜만의 일본어 공부, 탐정 갈릴레오

Carpediemseo 2018. 7. 24. 20:30


오랜만에 일본어로 된 책을 읽고 있는 중.

싱가폴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이제 호주에서 살면서 영어에 둘러싼 환경에서 살다보니 일본어 쓸일이 거의 없다. 그래도 나름 썩히기 아까운 재능(?)이라 기본은 유지하려고 하는데 역시 안쓰면 실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알던 단어들도 까먹기 시작하고...슬프네... 내가 아무리 삼개국어를 한다고 해도 나 스스로 Mutilingual 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내 기준에서 bilingual이나 multilingual은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는 실력, 즉 어렸을때부터 자연스럽게 모국어로써 배운 사람들이나 bilingual이라고 하지 나처럼 성인이 되서 배운 수준은 아무리 노력해도 네이티브 수준은 될수 없는것 같다. 안쓰면 퇴화도 빨리하고, 안타깝지만.

뭐 이것도 다 자기 나름 정의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런 생각 때문에 LinkedIn에 오로지 한국어만 네이티브라고 적고 영어, 일본어 구사 수준에는 ‘Full professional proficiency’ 라고 써도 절대 ‘Native or bilingual peoficiency’ 라고 쓰진 않는다.

내가 지금은 호주에서 이렇게 영어쓰면서 밥 벌어먹고 있은나 일본어 꽤 잘한다. (좀 자랑하고 싶었다ㅋ) 네이티브와 비교해서 한 80-90%의 일본어 구사 실력을 자랑하지 않을까 싶다. 한때 일본 현도지사, 시장님 통역같은 것도 하고 공문서 등등 번역도 많이 해서 반말보다 존경어, 겸양어 등이런 비즈니스 일본어가 오히려 말하기 쉬울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것도 이제 회사에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쓸일이 별로 없다보니 가끔 버벅대고 그렇네.

그래서 2년 전에 일본 놀러 갔다가 사온 히가시노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를 이제서야 읽고 있다. 역시 이런 탐정물은 술술 잘 넘어가는 것 같다. 예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일이다 뭐다 하며 일본어는 뒷전이라 방치하고 있다가 출간된지 십년도 더 된 이 책을 이제서야 읽고있네.

히가시노게이고의 책을 제대로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역시 괜히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다. 여러 사건들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단편집인데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서인지 각 사건들이 전개 방식이 각각 다르다.

예를들면 첫 에피소드를 읽고 난 뒤, 그 다음 에피소드도 사건이 발생하고 형사와 물리학자인 유가와 마나부가 사건의 전모를 파해치는, 그런 전개방식일 줄 알았는데 사건을 묘사하는 시점도 달라지고 전개 방식도 완전 달랐다. 그게 세번째, 네번째 에피소드에서도 다 달랐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뭔가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하고 독자들이 예측할 수 없도록 조금씩 다르게 에피소드를 구성한 것 같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읽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었다. 뭐 탐정물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는 나머지 두권도 얼른 얼른 다 읽고 또 히가시노게이고 책 사서 읽어야지.
시드니에도 Kinokuniya (紀伊国屋: 일본 대형서점으로 일본을 비롯한 싱가폴, 호주에 지점이 있다) 가 있던 것 같은데 일본어 책 좀 있나 이번주말에 한 번 갔다와봐야겠다.